육로로 국경을 넘는 것은 신군의 오랜 소망이었다.
내가 필라델피아에 오기도 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대서양해안을 따라 캐나다까지 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나? 물론 좋다고 했다. 원래 이런 일에 반대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신군만큼은 달릴 수 있다.

원래는 겨울에 가려고 했었다.
몬트리올의 얼 선생님은, 우리가 갈 계획이라는 의사를 비친 것 만으로도
자기 숙소를 내줄테니 걱정말고 오라고 했다.

왜 하필이면 몬트리올이었냐면, 그것도 역시 신군의 소망.
French-speaking country에 가보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 둘 다 프랑스어는 봉쥬르, 아흐봐, 메르치볶음 말고는 모르니까 신기한 경험일거였다.
그러나 중요한 건 역시 얼 선생님이 계시니까.

짧은 겨울 방학 때, 그러니까 지난 연말에
몬트리올의 기온은 대략 -20도였다.
그리고 올해 겨울에는 특히 눈이 무지하게 많이 왔다는 소식도 접했다.
그래서 봄방학에 가는 걸로 계획 급 수정.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신군에게는 비행기 연착시 보상으로 받은 $100 짜리 모 항공사 할인 쿠폰이 있었는데,
redeem 기한이 2009년 1월31일까지였다.
우리는 이 쿠폰으로 돌아오는 항공권을 살 계획이었기 때문에
일단 돌아오는 날짜부터 정했다. 3월 12일. 목요일.
이유는 모른다. 신군이 이 날짜의 비행 스케쥴 2개를 알려줬다.

쿠폰 사용을 위해서는 인터넷 구입은 안 되고 $25의 수수료를 내는 전화 예약만 된댄다.
이런 일은 내몫.
내가 영어로 통화를 했느냐 하면, 뭐,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훗-)
항공사 전화번호를 찾다보니 Asian Language Service가 있더라고.
그 번호로 전화했더니 중국어, 만다린, 일본어, 한국어 서비스가 되는거다. 오오-
그리하여 한국어를 하는 직원 (통역관 아니었음)과 통화하여 예약 완료.
쿠폰을 사용하려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3월 12일 오전 9시45분에 몬트리올 공항 출발, 1시 41분 필라델피아 도착. (1번 경유)
- 이런 식으로 안드로메다커플의 '꺼꾸로' 여행계획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몬트리올까지는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일단 자전거가 없고 (훗-) 나도 운전면허가 아직이라서.
역시 신군이, 하루에 한 대 있는 뉴욕-몬트리올간 Amtrak 스케쥴을 찾아냈다.
출발은 신군의 과제마감 일정에 따라서, 바로 전주에 3월 7일에 가는 것으로 결정.

bon voyage.jpg
사진 상태는 안 좋지만, 출발직전 Philadelphia 30th St. Station 에 서 있던 광고판 which said BON VOY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