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쩌미
2008.12.10 00:56:45 (*.250.143.214)
48
앗, 그새 날짜가 지나가버렸다.

필리댁, 필라델피아에 내린지 꼭 3개월 되었다.
우연찮게 오늘은 불쑥, 당일치기 뉴욕행을 다녀왔다.
신랑님이 색시 밥하기 싫은 걸 어찌 알고, 평소 안하던 외식도 시켜줬다.
(모처럼 이쁜 짓 했으니까 동네방네 자랑해야지)

생각해보면 결혼해서 이제 겨우 석달 열흘, 그러니까 백일동안 같이 산건데
환경이 바뀌는 바람에 결혼생활에 적응하는 건 뒷전이고
미쿡 생활에 적응하는 게 주가 되어 어영부영 지나가버렸다

하고 싶은 말은,
1. 미쿡에 와서 드디어 이해하게 된 것들
2. 미리 준비해두면 좋았을 것들
3. 3개월차의 everyday life

근데 지금은 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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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색시가 부엌 정리를 하는데 쪼꼬만 바퀴가 나왔습니다.

'어맛-'    

색시는 반사적으로  옆에 있던 행주를 들어 때려잡았지요.
자려던 신랑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봅니다.

"왜 그래? 무슨일이예요?" 
'바퀴가 나와서요.'
"진짜? 어떻게 했어?"
'괜찮아요. 행주로 잡아 버렸어요.'
"뭐! 행주 버려!"
'됐어요.'

오늘 아침.
잠결에 신랑이 어떤 행주로 잡았냐고 묻는 것 같긴 했어요.
색시가 일어나보니, 행주가 없는 겁니다.

'행주 어디갔어요?'
"버렸어요."
'아니 바퀴 한 마리 잡았다고 삼개월밖에 안 된 행주를 버려요?'

색시는 쓰레기통을 뒤져 행주를 찾으려고 했습니다.

"벌써 저~기 갖다 버렸어요"

그렇게 쓰레기 갖다 버리는걸 미루던 사람이 아침에 후딱 가져다 버리고 온 겁니다.

'세상에.. '

색시는, 어제 그 바퀴를 씽크대에 던져 넣었다고 말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답글
2008.12.08 15:17:07 (*.250.143.214)
쩜쩌미
신군은 이 글을 읽자마자 "사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어서 밝히라"며 베개로 얼굴을 압박했다. ㅎ
삭제 수정 답글
2008.12.08 22:11:20 (*.37.101.60)
hyol
흠... 푸오빠가 너무 깔끔한 척하네~ 그럼 자기 손으로 바퀴 잡아주던가~
답글
2008.12.09 00:02:51 (*.250.143.214)
쩜쩌미
이 동네 바퀴는 애교지... 한국에서처럼 크지도 않고 날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ㅎ
글고 이 아파트 깔끔해서 별로 나오지도 않아. mice가 가끔 있어 그렇지 rats도 없고 ㅡ.ㅡ 
그 바퀴가 키보드 한참 두드린 우리 손보다 더 깨끗할 수도 있다고 얘기해줘도 안 먹히네.
앞으론 저 '어맛' 소리를 빼고 그냥 무심하게 잡아 치워야겠어. 
삭제 수정 답글
2008.12.15 03:36:57 (*.243.145.227)
그래도 신랑님 흥분하셨을 땐 반말이 나오는 군요!!
답글
2008.12.15 09:15:28 (*.250.143.214)
쩜쩌미
그쵸! 대화의 시작은 존대였는데 슬슬 반말이다가 .. 어미를 알 수 없게 끝나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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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에서 보내주신 가자미 식해가 닷새만에 없어졌다.
그것도, 사흘만에 건더기는 다 없어지고 조밥 섞인 무채와 양념이 이틀을 더 갔다.
다른 반찬이 없는 것도 아닌데 신랑님은 매 끼니마다  가자미 식해만 집중적으로 먹었다.
짜고 매우니까 밥도 평소보다 많이 먹는다.
경쟁적으로 먹어도 도저히 쫓아갈 수가 없다.
많이 먹는다고 뭐라 했더니

"어허, 가물 때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하고 신랑 입에 밥들어가는 소리만큼 기분좋은게 없다는 거 몰라?"
'별로 안 좋아요.'
"얌얌얌 먹는 거 안 좋아요? 그럼 범버꾸범버꾸하고 먹어봐. 난 얌냠하고 먹을테니"
'.....................'

일요일.
엄청난 바람소리에 깼다.
도저히 나갈 생각이 들지 않는 바람 소리여서
둘 다 라디에이터 옆에서 이불을 둘러쓰고 종일 보냈다.
책보다 자다가 인터넷 하다가 자다가...

'우리 신랑님은 눈감고 잘 때가 공부할 때 담으로 이뻐요'
"얌냠하고 밥 먹을 때는 안 이뻐요?'
'별로. 범버꾸범버꾸 하고 먹어봐요.'
".................창의력이 부족해요."

음. 내가 쫌 창의력이 부족하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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