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내가 인간관계가 좀 산만하다.
散漫하지만, 山만하달 수도 있고.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기준으로 볼 때 내 인맥의 80%는 남성이다.
소개팅 시켜달라는 사람한테 내가 '주위에 여자가 없어서..'라는 것은 농담이 아니다. 진짜 없어서다.
아무튼, 나는 어떤 이들(당연히 80%는 남성)을 지칭할 때 종종 '옛날 애인'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말하자면 ...
"그 회사에 있는 옛날 애인한테 물어볼게"
"어제 옛날 애인을 만났는데, (이러이러한 재미난 일이 있었어)"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 "옛날 애인이예요"
그래서 옛날 애인이 대체 몇명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백만명이라고 답은 하지만
이 자리를 빌어 솔직히 말하면 확실히 백명은 되는 것 같다.
잘 모르는 사람은 '전에 사귀던 사이?'라고 곤란해 하기도 하는데 - 근데, 전에 사귀던 사이인 사람과 만나는게 왜 곤란하지?
나랑 쫌 같이 일한 사람들은 아예 '쩜 옛날 애인 중에 문화부 기자는 없어?' 하는 식으로 묻기도 한다.
(근데 아쉽게도 문화부 기자는 없다. 사회부 기자는 쫌 있는데;;; )
그리고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유 1. 복잡한 관계의 사람이 많아서. 솔직히 가장 큰 이유는 관계를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러는거다.
예 2) 전 직장 관계자들
가장 짧게 줄이면 이렇다. 전에 다니던 회사의 거래처에서 일하던 사람
전 직장 동료들도 잘 연락하지 않지만, 원고 하나 의뢰했던 사람이라도 배짱맞고 통하는 사람이면 두고두고 만나게 되는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웹사이트에 원고 써달라고 만났는데, 이러이러한게 잘 통해서 계속 연락하고 있어'라고 설명해야 해?
예 3) 오다가다 만난 사람들
말하자면 찬별같은 부류가 여기에 속한다 ;
학연도 지연도 얽혀있지 않고, 같은 동호회도 아니었고(나는 소누 회원도 아니고)
마재오빠가 처음에 인사는 시켜줬지만 셋이 같이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마재오빠가 소개해준것도 가끔 까먹고)
물론 많이 더 있다.. 골프장에서 만난 사람.. 이라거나;; 어딘가 교육에서 옆 자리에 앉았던 사람이라거나 ;;
장황하게 말해봤자 기준은 간단하다, 4글자로 설명되지 않는 관계의 사람은 다 옛날 애인이다.
4글자로 설명되는 관계의 예 : 학교 선배, 학교 후배, 대학 동창, 초등 동창 (중고등동창은 없으니까), 사촌, 동네 친구
왜 다른 표현 놔두고 옛날 애인이냐고 ...?
Q. 아는 사람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내가 그들에게 가지고 있는 애정이 전혀 드러나지 않쟎아.
아는 사람이란.. 음.. 용건이 있으면 연락하지만 안부전화를 하기는 민망한 사이? 단골 신발가게 주인같은?
나는 옛날 애인들을 정말로 좋아하는데.
Q. 친구
나이차가 많이 나서 ㅡ.ㅡ 친구라고 하면 보통 동갑이려니 생각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내가 좀 버릇이 없어서...(많이 없나;; ) 맞먹어 그렇지;
시린은 나보다 3~5살이 많지만 오빠라고 안 부르쟎아. 억울해? (근데 시린, 몇 살인지 모르겠네;)
Q. (그냥) 애인
한동안은 몇번째 애인이라고 번호 붙여 부르기도 했었는데 숫자가 많아지니까 다 기억이 안나는 거다. ㅠ_ㅠ
(나이 먹는 건 슬퍼.. 머리도 나빠지고)
나의 옛날 애인들은 나의 이 한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이해.. 혹은 최소한 인.정.해주는 아주아주 고맙고 감사한 분들이셔서
내가 당신들을 옛날 애인으로 지칭하고 있다는 걸 (대부분은) 알고 있으면서 맞장구도 쳐준다.
"옛날 애인이예요"
-네.... 근데 우리가 헤어진 적은 없쟎아?
"그렇게 따지면 사귄 적도 없쟎아?"




사실은 그 사람들이 진짜로 옛날 애인이지? 문란한 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