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옆집 주민에게서 화장실 휴지 빌렸다. 하하하-
옆 동은 난방에 이상이 있대서 우리집으로 모셔 핫쵸코 - 눈오는 날은 역시 핫쵸코다 - 한 잔씩 마시고
눈구경하러 나갔다.

정각 3시에 눈은 그치고. (일기예보 신기하게 맞는다. 예보가 미리 나오지 않는다는 것 빼고 -_-)
눈이  그치자 마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플라스틱 삽으로 쓱쓱 눈을 쓸고는
차도 뺐다가 넣었다가 그러는 걸 동네주민들과 함께 창문으로 구경하고 있었는데
아파트 주차장에서도 다들 나와 눈을 치우고 있었다.

우리 동네 메인터넌스 프랭크와 척이 잔디깎는 기계처럼 생긴 기묘한 도구로 눈을 치우고 있길래
실없는 농담 - 나 어제 D.C에서 왔는데 눈을 피해 도망온 줄 알았더니 얘네가 따라왔네, 같은  - 을 하면서
눈치우는 삽 좀 빌려달라고 했더니 다 치우고 갖다 놓겠단다. 
그러고 보니 오늘 토요일인데 아저씨들 눈치우러 나왔구나. 우리 아파트 메인터넌스에는 다시 한 번 감탄.
(메인터넌스 가이 나머지 한 사람은 옆동의 난방시설을 손보고 있었단다)

내 차의 상태.
눈이 알아서 번호판을 가려주어서 안심하고 올림.
snow2+DSCF0012.JPG 
내일 아침에 어떻게 나갈 거냐고 놀리던 걱정해주던 옆 집 총각(ㅋ 이 별명 이제 굳어진듯)
그 집 차는 이랬다.

snow2+DSCF0024.JPG 
훗- 스시가 되었습니다-

눈길을 뚫고 나갔다 온 차는 이렇게 고드름이 주렁주렁.
snow2+DSCF0026.JPG 

아파트 입구에는 요롷게 귀여운 통로가...
snow2+DSCF0021.JPG


사실 우리집쪽은 차도와 인도와 경사진 잔디밭/계단과 다시 인도가 통짜로 구분도 없어졌다.
저 은은한 굴곡이라니.
snow2+DSCF0002.JPG 

신군 귀가 후 - 저녁먹고 소화도 시키고 - 눈 치우러 나가려고 시간을 보니 이미 밤 11시.

눈이 포곤하게 쌓인 차 안에 들어가 있으면
완벽한 어둠과 정적이 느껴져 참 좋다.
신군이 빗자루로 덕덕 창문을 긁어주었다.

청소실에 가봤더니 떡하니 삽이 있길래 이게 왠 떡이냐 들고 나와서
차 바퀴 뒤의 눈을 퍼내고 있었더니 저어쪽에서 삽과 빗자루를 들고 뛰어오는 옆집총각;
셋이서 후딱 나의 센트라를 파내고, 한바퀴 뒤돌려 세워놓은 뒤 
이번에는 캠리를 구출하러 갔다. 
이 차 맞는가 일단 번호판부터 확인하고ㅋ
그 옆 차는 아까 눈 치우러 나온 것을 봤는데 
차의 눈만 쓸어내고 차 앞의 눈은 안 치웠더라. (바보인가; )

세 명이서 두 대를 구출하는데 한 시간쯤 걸렸나.
따끈한 생강차 한 잔 얻어마시고 돌아왔다.

자, 이제 내일 출근 걱정은 덜었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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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12:55:43 (*.15.102.203)
17
필라델피아에는 또 눈이 왔다.
어제 오후 해 진 다음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상태가 좀 심각하다. 
 - 이미 예보가 있었기에 퇴근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Enjoy snow! 라고 인사하며 돌아갔드랬다.

오늘 오후까지 계속 눈이 올것이라는 예보와 함께..
King of Prussia Mall도 처음에는 1시에 오픈한다고 하더니 11시경 오늘 안 연다고 연락이 왔다.

snow2+DSCF0493.JPG 
오늘 아침 풍경;

우리집 맥주창고 베란다에는 눈이 시원하게 쌓였건만
맥주는 간밤에 거덜이 나서 (어제 밤에 눈길을 뚫고서라도 맥주를 사왔어야 했어!!! 화장실 휴지도.) 텅텅 빈 상태.

이런 날,
신군은 신난다며 새 신발을 신고 나갔다.
눈 올때 신겠다며 워커를 하나 샀는데 그동안 계속 날이 따뜻해 기회가 없었거든.
snow2+DSCF0496.JPG
베란다에 맺힌 고드름 사이로 지나가는 신군.

나더러 사진도 찍으랬다.
Shin waves hand in the snowstorm 
좋댄다. It snows, it snows, 하면서.
새 장갑도 끼고 나갔을 걸.. 아마?

 snow2+DSCF0501.JPG
조만큼 갔는데 벌써 눈발에 파묻혀서 희미하게 보인다.
학교에는 잘 갔다는데...
저 길 좀 봐...;
이따 집에 못 온다해도 나 데리러 못가 ㅡ_ㅡ;;;

.. 화장실 휴지도 떨어졌는데 그로서리에 도저히 못가겠어 ㅠ_ㅠ 옆집에서 꾸어올까봐..
삭제 수정 댓글
2010.02.06 19:39:24 (*.234.167.184)
김릿
아아 신군 정군 하는 짓;;이 똑같다 똑같아. 고드름 끊어서 칼싸움 하면 딱 좋겠어요.
나는 겨울이 끝나가는 느낌이라 안절부절인데 거긴 꼭 겨울 한가운데 있는 것 같다...
댓글
2010.02.07 01:44:48 (*.15.102.203)
쩜쩌미
훗, 재X 어린이, 눈 오니까 좋아요? ㅋㅋ

주위에 물어보아도 지난 5년간 제대로 눈 오는 겨울이 없었다는데, 올 겨울엔 이게 왠일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필리의 가장 추운 겨울은 원래 2월에 찾아온답니다.
그리고 3월은 봄.
삭제 수정 댓글
2010.02.07 00:41:08 (*.224.117.28)
Chloe
눈이... 아아아
차들이 전부 식빵처럼 되어 버렸더라구요? ㅎㅎㅎㅎ

전 그냥 마냥 신나서
장화를 신고 나갔는데!!!!!
눈이 무릎보다 높더만요???? ㅠㅠㅠ
장화에 눈 들어가서 완전 ㅠㅠㅠㅠ
댓글
2010.02.07 01:49:38 (*.15.102.203)
쩜쩌미
식빵! ㅎㅎㅎㅎㅎ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맥주도 사러 가야하고 빨래도 해야 하고 그로서리가서 휴지도 사와야 하는데 그냥 다 미뤘어요.

진짜, 눈도 무릎이상 쌓인데다가
그게 제설차가 한 번 밀면 높이가 2배 ㅡ_ㅡ
이번 눈은 저번 Blizzard 2009보다 훨씬 습기를 많이 머금었나봐요. 무거워;
집집마다 고드름에 저 무너지려고 하는 나무 어쩔...

snow2+DSCF001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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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군의 샤워하면서 혼잣말하는 버릇은 이미 많이 알려진 바, (안드로메다커플의 신혼일기 29)
나도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부엌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 내 귀에 
ㅆ 과 ㄲ 을 연달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명확하게.
평상시 나와는 달리  ㅆ, ㄲ 이 들어가는 험한 말을 좀체 쓰지 않는 신군인지라
이 정도 험한 말은 MB가 지대로 삽질한 날 좃선일보 기사 읽을 때에도 들을 수 있을까말까 한 거다.

깜짝 놀라 달려갔다.

'왜왜, 무슨 일이예요? 뭐가 잘못됐어요?'
"아니? 샤워하면서 얘기하는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래도 평소엔 욕은 안 하쟎아요..'

하수구에서 괴물이 나와서 쫓느라고 그랬단다.

"가장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지. 어흠"

아놔.. 내가 다섯살이면 저 말을 믿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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