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 때 할머니가 속옷을 삶는게 싫었다.
할머니거랑 내거랑 빤쭈 모아넣고 행주랑 아빠 난닝구도 같이 스뎅 다라이에다 거품 푹푹나게 삶는게 참 싫었다.
울 할머니는 별로 세심하신 분이 아니셨어서 태워먹기도 자주 하고..
그렇게 타서 구멍난 난닝구는 행주로 화하여 부엌에서 굴러다녔다.
그래서 나는 삶으면 고무줄 늘어난다고 안 내놓곤 했다
- 정말 늘어나는지 아니면 줄어드는지는 모르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았다.
나중에 좀 커서 스스로 속옷을 사 입게 되었을 때에는
인터넷에서 파는 레이스 속옷이든 시장 바닥에서 파는 5장에 천원짜리 면팬티든
삶지 않고 그냥 빨아 입다가 때가 잘 빠지지 않으면 가위로 잘라서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곤 했다.
필리댁 미쿡 올 때 싸들고 온 짐에는 웃기는게 많은데 (내용물이 아니라 짐을 싼 기준이..)
가서 사면 되지, 싶은 품목들을 당장 필요한 것들만 들고 왔다가
마땅히 살 곳이 없어서(!) 낭패인 것! 이미 일주일만에 스킨로션이 떨어져서 동동거렸고
그 중에 또 한 가지가 속옷.
그래도 새댁인데 싶어서 가지고 있는 중 짝맞는 이쁜 속옷 - 언젠가 질렀다고 쓴 엄정화 속옷 ㅎ- 두 세트랑
면팬티 몇 장, 신혼여행갈 때 세트로 사 입은 한 벌을 들고 왔다.
그러니까 개수는 세어보지 않아도 딱 일주일 분이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빨래를 하지만 어쩌다 조금 미루면
속옷을 뒤집어 입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거다.
그러고 있는데 미쿠에 빅토리아의 비밀 deal이 뜬 것이다.
이게 뭐냐면.. 온라인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coupon인데
이리저리 중복적용하여 특.별.히. 싼 가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10 off Any Bra + Buy 2 Bras, Get $25 off & a FREE Panty.
→ 즉, Bra 2개와 Panty 1개를 사면, $35 할인에 팬티는 무료.
이 때 Bra 1개에 $20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위 쿠폰에 더해서 $10 off 쿠폰까지 사용했다.
빤주는 $7.5~$8인데, 5개를 사면 $25(각 $5)로 할인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일단 급한건 빤주니까 5장을 담고 5개 중에 하나가 위의 Bra 2장에 딸린 free panty로 무료.
금액은.. 음.. 밝히지 않겠다.
분명 결제할 때는 3만원대였는데, 받은 날의 환율로는 4만원대가 되어 있었다. ㅇㅁㅂ
브라 사이즈는 고민하다가 34B
한국에서는 75B를 입으면 가끔 좀 끼고, 80B를 입으면 조금 늘어나면 헐렁해져서
그 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가끔 호르몬의 분비가 다를 때를 위해서 75C도 준비해두고 있었었다.
조견표(애용하는 위즈위드의)를 보니 34가 75와 80 사이이길래 34B로 결정.
사진의 빤쥬와 함께(당연하지만) 면 브라 2장이 도착했는데
사이즈가 걱정이라 당장 입어봤다.. 아.. 그런데 이건.. 너무 편한거다.
처음 착용했을 때 절로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 '이런 세상이 있다니'
빤쥬는 이쁘긴 하지만 (저 코코아 잔과 뿔사슴이라니!)
'너무 좋아-' 등급은 아닌데, - 다만 S 사이즈가 맞다는 것은 확인됨
브라만은... '너~무 좋아'
막막 또 사고 싶어.
하지만 simple life의 원칙상, 당분간은 참는다.
* simple life 원칙 1. 같은 품목을 일정수량 이상 갖지 않는다 2. 수납공간이 넘치게 물건을 두지 않는다 (사기 전에 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