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0 15:01:29 (*.91.89.43)
596
Fire in Chestnut Hall apartment building causes evacuation
Small Fire Prompts Evacuation of University City High-Rise

오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또! fire alram이 울렸다.
이런 새벽에 알람이 울리는 게 하도 자주 있는 일이라서, 귀찮아하며 옷을 입고-가방도 들고-나갔다.
평소와 달리 알람 소리도 우렁차고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여태 몰랐는데, 문 안쪽에 감지기가 하나 더 있더라? ;;

비상계단을 타고 1층에 다다르자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보통은 소방차가 달려오면 알람을 꺼주기 땜에 '좀 더 버틸걸 그랬나' 싶었다.
그런데 밖에 나왔더니, 소방차가 한 대가 아니었다. 평소와 달리 여러 대가 서 있는거다.
오- 거기다 계속 온다. 얼레? 헬기도 떴다. 진짜 불난거야?
한 친구가 가까이 와서 얘기해준다.

-It's real fire.
'eh, is it real?'
-yeap. at the 6th floor.

불난 방의 아이가 911에 신고했단다. 와! 진짜래!
그러고 보니 6층만 전부 불이 켜져있다.
아직도 터덜터덜 내려오는 아이들과 엇갈려서
fire fighter 들이 죽창(왜?)과 호스를 들고 비상계단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잠시 후 유리창 깨지는 소리. (아니 왜?)
아마도 불난 방과 그 근처의 유리창을 깨는듯.

평소에는 알람이 울려도 신군이 마누라 잔소리 귓등으로 듣는 것처럼 모른척 자던 아해들이 꾸역꾸역 나온다
소방관과 경찰관이 들어가서 깨우기도 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었다!-을 데리고 나오기도 하는 것 같았다.
신군은 파자마 바람에 뛰어나오는 애들 보면서 누가누가 춥게 입었나 구경하고
얼마전에 false alram이 너무 자주 울린다고 불평하던 총각은 남대문 열린채로 돌아다니고 있더라.

뭐 불길이 치솟고 그러진 않고 - 그랬다간 큰일이다. chestnut hall은 10층이 넘는 고층 건물이라고-
검은 연기가 나고 소방관들이 창가에서 왔다갔다 하는게 보였다.
또 그 가운데서도 candle이 화재 원인이라는 얘기가 막 들려왔다.
심지어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도 땄다. 오-

그런데 삼십분 이상 밖에 있자니 춥더라. 나중에는 snow인지 ice 인지도 흩뿌리고..
화재가 있었던 아래위층을 제외하고 제일 윗층부터 사람들을 들여보내는데
우리는 거의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올라갔다. 

여하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는 불구경,
우리집에 불이 나도 재미있더라. 하하-

이제 fire alram 울리면 무시하지 않고 꼬박꼬박 나가야지. 여권은 꼭 챙기고.
그런데 왜 화재경보는 항상 밤중에 울리는 걸까.
(네가 낮에 집에 없어서 그런거쟎아!)
댓글
2009.03.20 15:08:22 (*.250.143.214)
쩜쩌미
그런데 우리 아파트에 진짜 한국애들 많더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갑자기 '지지지지지- '(소시지)가 휴대폰 벨소리로 들린다.
오- 여기 한국인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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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3 09:13:15 (*.217.214.45)
김릿
우와.. 불... 일본에 있을 때는 지진이 하도 자주 일어나니까 통장이랑 여권등 중요한것을 한 가방에 몰아넣고 뭔가 생기면 그것만 들처메고 나오곤 했는데, 한국에 와서 너무 헤이해졌어요. 난 준비쟁이니까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야지.
그나저나 초가 하는 짓도 이젠 무시 못하겠어요.
댓글
2009.03.25 23:21:28 (*.250.143.214)
쩜쩌미
예전에 <Real Simple>이라는 잡지에서, 캘리포니아에 사는 어떤 작가가 산불이 났을 때 급하게 대피하면서 짐 쌌던 얘기를 본 게 기억나요. 산불이 무사히 진화되어서 쌌던 짐을 풀면서 보니까 버튼다운 셔츠만 잔뜩 들었고, 하의는 파자마 바지 하나밖에 없더래요. 그리고 국민학교때부터 가지고 있던 상자를 -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른채 - 나의 추억은 소중한거니까, 하면서 넣었는데, 꺼내보니 해석하기 힘든 그 당시의 무용 안무가 적힌 종이가 있더래요. 이 짐을 들고 대피했으면 어딘가 모를 모텔방에서 파자마 바지에 버튼다운 셔츠를 입고 그 무용안무를 보며 난감해 하고 있었겠구나. 하고요.
어릴 땐 홍수나면 침수되는 동네에 살아서 피난 짐 많이 쌌는데, 동생이랑 돈모아서 산 재믹스 카트리지 티슈에 고이 싸서 넣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타지에 나와 있어 그런가, 꼭 챙겨야 하는거랑 매일매일 들고다니는게 똑같아서 핸드폰, 여권, 지갑, 열쇠, 그리고 노트북과 USB. 끝- 이렇게 되네요. 아, 신랑을 챙겨야겠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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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7 21:37:55 (*.91.89.43)
1708
오늘 3월 17일은 St. Patrick's Day, 성패트릭데이다.
이 날은 Irish 명절이라 아일랜드 애들이 모두 초록색 옷을 입고 몰려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벌써 한 달 전부터, 그러니까 Valentine's day가 지난 직후부터 가게에 초록색 옷이 나오기 시작하더라.

그런데 지난 토요일 초록색을 입은 아해들이 아침부터 우리 아파트 근처로 몰려나온 거다.
Chestnut hall 옆에는 맥주집이 두 개 있어서, 뭔가 껀수가 있을 때마다 인파가 몰려온다.
할로윈은 물론이요 풋볼이나 야구, 농구의 빅 게임이 있는날은 어김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동네 지도 첨부.

msp2.jpg

길 건너에 있는 Cavanaugh's Restaurant는 무려 1936년부터 있었다는 오래된 Sports Bar다.
TV가 수십대 있어서 NFB, NBA, MLB, NHL, 기타 대학 경기-를 항시 중계하는 건 물론 스케쥴도 줄줄이 붙어있다.
내가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날 신군이 저녁을 사준 곳이기도 한데,
오늘 같은 날 가서 한 잔 하지는 못하고.. (우리는 가난한 유학생 부부;;; )
주로 주말 저녁을 위한 맥주를 Take Out 해 올 때 이용한다.

Blarney Stone은 바로 옆 건물이고 우리에게 공짜 무선 인터넷을 제공해주었어서 (그냥 잡히더라고;)
언젠가 가서 한잔 팔아주자고 하고는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로서리를 가려면 늘 지나는 Sansom street에 있어서 자주 들여다본다.
Cavanaugh's보다 좀 작고 운치있는 동네 술집이라고 할까;
그리고 대략 12시쯤 문을 닫는지, 그때쯤 되면 술마시다 나온 애들로 거리가 되게 요란하다. -내 자리에서 바로 내려다보인다.

이 날도 음악소리가 크게 들리기에 내려다 보았더니, Blarney Stone 앞에 애들이 모여 있었다.

pDSCF1048.JPG
이 정도를 가지고 뭘 그러냐고? 이건 그냥 토요일 오전 11시의 상황일 뿐이다. 

Fresh Grocer에 가는 길에 보니, 초록 옷을 입은 아이들이 막 모여들고
스쿨버스와 경찰이 동원되어 있었다.
경찰은 이해가 되는데 스쿨버스는 왜?

p12.jpg
같은 위치에서 찍은 4번째 사진을 보면 인파가 몰려든게 이해가 되려나..

Image21.jpg
가만보니 Cavanaugh's 쪽에도 천막이 쳐져있고 길게 줄을 서 있다.


pDSCF1070.JPG
아이고 귀여운 것들

애들이 하도 모여들어서 공짜 맥주인가 살펴봤더니, 그런건 아닌 것 같고 - 그럼 그렇지! -
한 쪽에서 얼음에 채워놓았던 맥주를 팔고, 입구에서 가까운 다른 쪽에서는 햄버거를 굽고 있었다.
pbeer.jpg
Bud Light !

간이 화장실도 수십개쯤 와 있고;
pee.jpg
마악 화장실에서 나오는 오빠한텐 좀 미안한걸;

성패트릭스데이는 아이리쉬들의 축제라고 알고 있어서 혼자 불쑥 껴들기도 뭐하고
대낮부터 나가기에는 할일도 많고 해서 그냥 위에서 구경만 했다.
 - 흠, 다섯살만 젊었어도 아무나 붙잡고 친한척 했을텐데ㅎㅎ  뭐, 초록색 의상이 단 한 벌도 없었다는 핑계를 댈까;

얘네들이 밤새 놀것 같아서 그럼 저녁때쯤 나도 나가서 맥주 한 잔 해볼까도 싶었는데
해가 지기 시작할무렵 파장 분위기가 되더니 다들 돌아가버리는 것이다!!
아니 왜!
pDSCF1076.JPG
날도 밝은데 파장 분위기.. 저기 빨간옷을 입은 진행요원이 삽으로 빈 깡통 치우는게 보일라나..

대체 왜! 3월 17일이 Paddy's day라면서 토요일날 와서 술을 마시는거지? 궁금해 하면서
이렇게 토요일은 지나가고...
일요일에 Barns and Nobles에 간 김에 Saint Patrick's Day 코너가 만들어져 있길래
애들용 성 패트릭데이 책을 뒤적뒤적해봤다.

Patrick은 원래 양을 치던 소년이었다.
어린 시절에 부모와 떨어져 아일랜드로 보내졌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다시 막 아일랜드에 가고 싶어져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신학자가 되었다는 거다.
그리하여 아일랜드에 가서 선교활동을 했다 한다.
언제? 대략 AD 400년.
글쎄 Patrick이 아일랜드에서 뱀을 쫓아냈다고 한다. 어딘지 전설적인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그 패트릭을 기리기 위한 성패트릭스 데이는 무려 17세기 이전부터 지켜져왔댄다.
이 날의 상징은 녹색 옷과 크로버인데 - 네 잎 크로버가 아니라 세 잎 크로버다. 
영어로는 shamrock 이라니 정확히는 토끼풀인게다. (다시 보니 아일랜드의 국화國花이기까지 하다는군)
내가 본 책에 따르면, Patrick은 그 흔한 토끼풀을 들고 삼위일체를 가르쳤댄다.

그건 그렇고 이날의 행사 덕분에 다시 보니, - 나중에 알고 보니 Bud light의 Bus가 와서 거리 판매를 한 것 -
Blarney Stone은 일단 아일랜드 Cork의 블라니 성 안에 있다는 돌이 아닌가. 자세한 설명은 Wikipedia에서..
그리고 Cavanaugh's의 간판에는 그동안 눈치채지 못했던 초록색 클로버가 박혀 있었다. (아니 왜 몰랐지!)

이 글을 쓰고 있자니 맥주가 심하게 땡겨서 Cavanaugh's에 가서 6팩 사왔다.

pDSCF1044.JPG
Bud Light의 St. Patrick's Day 기념 Green can. shamrock도 제대로다.
계산대 근처 Bar에 앉아있던 신사분, 얼핏 보더니 '너 하이네켄 좋아하냐' 고 묻더라. 하하-
'Not really, that's Saint Patrick's day special Bud L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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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0 14:37:22 (*.59.139.213)
그러게나.
지난 화요일에 맨햇은에서는 엄청난 퍼레이드가 있었고, (이건 CBS 였나..하여튼 방송국에서 중계도 했다고-) 나도 사진 찍을 겸 나갔었어.
퍼레이드 보다는 그걸 즐기는 시민들이 훨씬 더 좋아 보이던걸-  
댓글
2009.03.21 00:23:46 (*.250.143.214)
쩜쩌미
역시 축제는 즐겨주는 것이 예의!
필라델피아에도 Patrick's day에 역사가 꽤 오랜 퍼레이드가 있대요. 혼자 가긴 뭐해서 걍 집에 있다가 마시고 노는 구경을 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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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Fresh Grocer에 뻥튀기가 나타났다.
정식 이름은 fresh-made multi grain pop-up rice cake이지만, 맛도 모양도 영락없이 뻥튀기다.

본디 fresh bakery를 팔던 매대 근처에 뻥튀기 기계를 들여놓고
매니저들이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키며
'multi grain rice cake, 17 kilo calories!'를 외치고 있다.

시식코너 앞에다가 살사소스, 땅콩버터, hummus 같은 각종 디핑들을 찍어먹을 수 있게 가져다 놨는데
갈 때마다 매니져한테 이건 'eat as it is, by itself' 하는 거라고 말해줘도
디핑소스가 없으면 허전한가보다.
(아니면 사람들이 디핑소스를 먹어치우기 위해 뻥튀기를 사가나?)

오늘은 뻥튀기 기계가 작동하는 것도 봤는데,
진짜 완전 정말로 한국에서 트럭 아저씨들이 튀길 때랑 똑같이
펑- 소리를 내면서 뻥튀기가 튀어나왔다.
우하하하 완전 재미났다.
다만 다른건 비닐봉지나 포대자루 대신에
pop-up rice cake 이라고 써 놓은 투명한 플라스틱 통 - 내 키만한- 안으로 날아가
벽면을 맞고 떨어진다는 것.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하도 시식용 뻥튀기를 많이 집어먹어서 매니저 눈치가 보이더라.

하나 사오지 그랬냐고?
10개쯤 들은 봉투 2개에 $5이다.
아무리 잡곡이 들어갔대도 그렇지
뻥튀기를 7,000원에 어케 사먹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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