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색시의 귀에 샤워하러 들어간 신랑이 뭐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일전에도 깜짝 놀라 '뭐라고요?' 하며 (김치 담그다 말고) 달려간 적이 있었는데 
신랑은 혼잣말이라고 얼버무리면서 극구 부인했지만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말소리여서 혹시 집요정과 대화한거 아냐? 라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던 터였다.
보통 혼잣말은 꿍얼꿍얼하고 점점 조용해지지, 마지막 어미를 강조하며 또렷하게 말하진 않쟎아?!

그래서 이번에는 문을 두드리며 묻는 대신 조용히 욕실문을 열고 들어갔다.
뭐라고 하는지 들으려고. 흐흐-

아... 그러나 너무 늦었는지, 샤워기를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나가긴 웃기고 해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샤워 커텐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어우. 난 신군 그렇게 놀라는거 처음 봤다.
욕조 안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신군.

'놀랐어요?'
"인생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어요."

나의 붉은 치마를 보고 나찰(羅刹)인 줄 알았단다.
충격이 꽤나 오래가는지, 욕실을 나와서도 계속 불안해한다.

"불쌍한 서방을 깜짝 놀라게 하다니.. 가련하지도 않느냐!"

그렇게 놀랄 줄은 몰랐지....
나가면서 한 마디 또 남기고 간다.

"또 블로그에 꼬발릴거지!"

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