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댁, 필라델피아 거주 한 달 째.

이 곳에 올 때 짐가방을 가볍게 한다고 화장품을 거의 안 가져왔다.
엄선한 색조화장 세트(쉐도우, 아이라이너, 눈썹연필, 마스카라와 립글로스, 그리고 블러셔)는 가져왔지만
스킨, 로션, 크림, 에센스, 세럼 기타 기초화장품 세트를 안 가져왔다는 거다.
나중에 '어쩜 여자가~' 류의 핍박에 시달렸지만,  나는 당연히 여기서 살(buy)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ㅡ_ㅡ

그런데 아줌마 되었다고 매일 $3짜리 식료품을 아끼며 살다보니
기본 $20의 화장품에 도저히 손이 가지 않는거다.
결국 스킨마저 똑- 떨어져서 그나마 제일 싼 ($6.5) 로레알 스킨을 사서 썼다.
불과 보름이 지난 지금! 나는 엄청난 피부트러블에 시달리고 있다.

뾰루지 내지는 여드름이 이마 볼 턱 할 것 없이 마구 돋아주시니, 이정도 트러블은 십년래 처음인 것 같다.
존슨즈 베이비로션 같이 쓰자고 했던 신군도 결국 한국에서 쓰던 화장품 사라고 할 정도로.
마구잡이로 발라도 탈 안 나던 피부니까 싸구려 스킨 탓은 아닌 것 같고 (로레알이 싸구려였나;)
신랑이 스트레스 줘서 그렇다, 초콜렛 먹어서 그런거다, 물이 나쁘다, 알러지 생긴거다, 기타 등등 각종 가설들이 촤르륵-
밖에 안 나간다고 세수 안 하고 지내는 것도 한 몫 했을거라 생각하지만.

여기에 날이 추워지니까 버짐이 일어나기 시작해서 - 신군은 침흘렸다고 놀렸다. 못됐다 -
손이 거칠어져서 CVS에서 사온 발꿈치용 크림($0.99!!!)을 바르며 버텼다.
한가하게 쉬면서 관리 잘하면 이쁜 피부 될거라고 장담했는데 이게 뭐람.

생각해보면 한국에서도 화장품을 제대로 골라서 사 본 적이 없다.
한국에서 나는 피부 관리에 신경쓸 틈이 없는 열혈 직장 여성이었던 것이다!
매일은 스킨만 바르고 버티다가, 한 번씩 샵에 가서 관리받아주는 것으로
피부에 대한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화장은 비비크림에 어쩌다 특별한 날에 파우더. 선크림은 생각날 때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어찌 얻어진 화장품들이 종류별로 있었기 때문에 -샘플이던 제품이던, 급하면 엄마거나 친구거라도.
필요하면 긴급처방은 항상 가능했던 것 같다. 
이렇게 되는대로 바르며 살아도 별 심각한 탈 없기에 내 피부가 지성이긴 해도 민감성은 아니려니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피부 트러블이 왠말이람!

여하간, 도대체 뭐가 좋은지 아는 게 없으니 가서 찾을 수도 없더라.
여자 나이 서른이 넘었는데 제 피부에 맞는 화장품이 뭔지도 모르다니 어째 한심하기도 하고.
 (아니지, 나는 열혈직장여성이었다고!)
H마트 2층에 한국화장품 파는 가게가 있긴 하지만 원래 쓰던 게 있는게 아니니 소용 없고,
CLINIQUE가 가장 싸다고 - 한국에 비해 - 하는데 
클리니크 스킨은 나에겐 너무 따가와서 눈물흘리며 쓰다가 다 못 쓰고 한국에 버리고 왔다.

일단 급한대로 학교앞 화장품가게에 가서 'TONER 사러 왔는데요' 했더니 점원 曰 

-너 클린징은 뭘로 하냐?
 ' 비누 쓰는데?'
-헉ㄱㄱㄱㄱㄱㄱㄱㄱㄱ 세상에! 너 그러면 안됀다. 블라블라~~ (신기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다 ㅡ_ㅡ)
'어...일단 난 토너를 살래. '
-랑콤 써볼래? 에스티 로더도 있는데. 아, 일단 넌 클린징을 바꿔야 돼. 이 시셰이도 폼크린징 써봐
'일단 토너를 써보고 나서 다시 오마.'

그래서 시셰이도의 알콜프리 토너를 사왔다.
일단 가격이 그나마 사줄만했다. $22

이러고 있는데 마침 현주씨가 리뷰 올려준 KIEHL'S



herbal toner가 추천 제품이지만, 일단 토너는 생겼기 때문에 유명한 수분크림, Ultra Facial Cream($24.5)을 샀다.
미씨쿠폰에서도 추천 만빵. 

미씨쿠폰에서 찾아낸 $5 할인 쿠폰을 쓰려면 $45이상 주문해야 했기 때문에 하나 더 고르느라고 한참 걸렸다. 
결국 선택한 것은 Travel  Set. ($24.5) 
ultra facial 토너와 로션과 크린징과 립밤 세트인데, 장기 여행용인지 토너는 40ml, 로션은 75ml짜리다.
원래 크림은 안 쓰기 땜에 좀 망설였지만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맞으면 이 걸로 죽- 쓰려는 생각에서 이걸로 결정.
(절대 다른 브랜드를 시도해본다던가 하는 생각은 안 한다)

거기에 역시 미씨쿠폰에서 찾아낸  free sample 3개 쿠폰으로 
 Blue Herbal gel cleanser와 Form cleanser, 그리고 긴급처치용 centella recovery skin salve를 선택. 

Foaming Non-Detergent Washable CleanserBlue Herbal Gel CleanserCentella Recovery Skin Salve 
사실 세럼도 탐나고 각질제거도 탐났지만
미씨쿠폰의 정보에 의하면 일년에 한 번쯤 20% 할인을 하는 것 같으니 기다려보기로 결정.

오늘 도착한 울트라 크림.
내용물은 하얗고 리치한 크림인데, 다행히 그다지 기름지지 않다는 느낌.
ultrafacecream.jpg

그리고 트래블 키트.
정말 넉넉하구나.  수분크림이 50ml 인데 로션이 75ml라니. 원래 $15.5에 파는 용량이 아닌가.
립밤은 음, 생선기름을 농축해 놓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주 조금씩만 쓰면 될 것 같은데.
저 립밤은 원래 저 용량이 $6.5짜리인데 일년 이상 쓸 수 있을 것 같다.
폼 클렌져는 당장 투입.
다 쓰고 나면 샘플 받은 클렌져와 비교해서 제일 좋은 놈으로 재구입 예정. (아직 쓰지도 않아놓고!)
kiehlset.jpg

여기 샘플 한국에서 받았을 땐 - 아마도 윌리랑 앨리스 언니 공연 갔다가 받았던가 -
뭔가 너무 기름지다는 느낌이라서 다 안 썼는데 (일단 유분기 = 트러블이라서)
나이 먹으니 확실히 피부가 건조해 지는가보다.. 흑.

이제 이 아이는 안녕. 너는 다시 발뒤꿈치용이다.
일주일 동안 급한대로 수분크림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으니 99센트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였도다.
buttercream.jpg


..그리고 미샤USA가 오픈했다. 그렇다. 바로 그 미샤.
   http://www.misshamall.com/
  플러싱의 Korean Festival 에서 샘플과 쿠폰을 받아와서 들어가봤더니 계속 공사중이더니,
  Kiehl's에서 주문한 다음날 오픈했다. 쳇-
  한국에서는 마케팅 사례로 공부만 했지 실제로 쓰지도 않던 미샤이지만
  앞으로  BB크림과 마스크는 여기서 사면 되겠다고 생각중..

  아! 광고해드렸으니 샘플 좀 더 주세요! 싸장님-!